2023년 10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인도 뭄바이에서 크리켓을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추가하는 표결을 통과시켰다. 1900년 파리 대회 이후 128년 만의 올림픽 복귀다 [출처: IOC, 2023]. 경기 방식은 크리켓에서 가장 짧고 빠른 형식인 트웬티20(T20)이며, 남녀 각 6개 팀이 2028년 7월 약 2주에 걸쳐 겨룬다 [출처: ICC, 2025]. 긴 IOC 총회 안건 중에서는 작은 한 줄에 불과했지만, 크리켓에게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이미 거대한 종목이 이제 의도적으로 '세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추정 팬 25억 명, 축구에 이어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인기 있는 종목으로 흔히 꼽히는 스포츠에게 이런 표현은 어색하게 들린다 [출처: World Atlas, 2024]. 그러나 이 숫자에는 역설이 숨어 있다. 크리켓의 방대한 관중은 남아시아에 압도적으로 몰려 있다. 무엇보다 인도, 그리고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여기에 잉글랜드·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일부 영연방 국가가 더해질 뿐이다. 이 종목은 거대하면서 동시에 편중돼 있다. 지금 올림픽과 프랜차이즈 리그의 물결, 그리고 미국 시장을 겨냥한 강한 드라이브를 통해 벌어지는 일은, 바로 그 좁은 기반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이것은 존재감을 좇는 틈새 종목의 이야기가 아니라, 거인이 세를 넓히려는 이야기다.
거대하지만 좁은 기반
크리켓 핵심층의 규모는 실제로 크지만, 부풀리기보다 정확히 짚을 필요가 있다. '팬 25억 명'이라는 수치는 스포츠 비즈니스 보도에서 널리 인용되는 추정치일 뿐 감사받은 인구 조사가 아니며, 실측된 머릿수라기보다 대략의 규모를 나타내는 값으로 읽어야 한다 [출처: World Atlas, 2024]. 다툼의 여지가 없는 부분은 지리적 편중이다. 이 종목의 상업적·정서적 무게중심은 인도에 있고, 인도 시장이 크리켓 경제의 대부분을 떠받친다.
이 편중이야말로 크리켓 행정가들이 풀려는 전략적 과제다. 한 지역에 몰린 팬층은 돈이 되지만 취약하다. 스폰서십의 도달 범위를 제한하고, 남아시아 밖에서의 글로벌 중계권 가치에 상한을 두며, 세계 최대 광고 시장인 미국에서 크리켓을 사실상 부재하게 만든다. 이 종목이 세계 어느 한 지역에서는 가장 거대한 존재이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크리켓 내부의 체감은, 바로 이 확장 전략이 겨냥하는 지점이다. 지금 당겨지는 세 개의 지렛대는 올림픽이라는 무대, 프랜차이즈 T20 리그, 그리고 미국 시장이다. 이 셋은 서로 얽혀 있고, 이 모두를 관통하는 연결 조직은 특히 한 대회가 만들어내는 돈이다.
올림픽이라는 베팅
LA 유치는 세 지렛대 중 상징적으로 가장 무겁다. LA28의 크리켓은 올림픽 일정에 맞을 만큼 압축적인 T20 방식으로 치러지며, 대회는 2028년 7월 12일부터 29일까지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약 50km 떨어진 포모나 페어그라운즈의 임시 경기장에서 열린다 [출처: ICC, 2025] [출처: ESPNcricinfo, 2025]. 남녀 각 6개 팀이 겨루며, 대회당 선수 쿼터는 15명 스쿼드 기준 90명, 남녀를 합쳐 총 180명이 균등하게 나뉜다 [출처: ICC, 2025].
올림픽 드라이브의 논리는 명시적이고, 그 자체로는 합리적이다. 올림픽 출전은 크리켓이 그동안 부재했던 나라들의 지상파 방송과 시청자에게 이 종목을 노출시키고, 올림픽 참가와 연계된 정부 스포츠 예산을 끌어낼 수 있다. 다만 이는 표방된 명분이며, 올림픽이 실제로 크리켓 비(非)강국을 크리켓 시장으로 바꿔낼지는 실측된 결과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주장이므로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남녀 대회를 동시에 치른다는 방식 선택이 여자 크리켓을 곁다리가 아니라 올림픽 제안의 온전하고 대등한 한 축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출처: ICC, 2025]. 스스로를 현대적이고 세계적인 종목으로 내세우려는 크리켓에게, 이 남녀 동등함은 홍보 전략의 일부다.
IPL이라는 엔진
올림픽이 진열창이라면, 인도 프리미어리그(IPL)는 엔진실이다. 2008년 출범한 프랜차이즈 T20 대회 IPL은 세계 스포츠에서 가장 값비싼 자산 중 하나가 됐고, 그 경제 규모가 나머지 모든 것의 조건을 규정한다. 2022년 6월 2023~27년 주기의 IPL 중계권이 경매에 부쳐졌을 때, 약 62억 달러에 팔렸다. 분석가의 추정이 아니라 경매로 확정된 금액이며, 직전 주기의 거의 세 배에 해당한다 [출처: Forbes, 2022] [출처: ESPNcricinfo, 2022]. 중계권은 디즈니 스타가 TV를, 바이아콤18이 디지털 스트리밍을 가져가는 식으로 나뉘었고, 특히 디지털 패키지가 사상 처음으로 TV 패키지보다 높은 값에 팔렸다 [출처: ESPNcricinfo, 2022].
그 경매에서 나온 한 숫자는 즐겨 인용되는 화젯거리가 됐다. 경기당 기준으로 IPL 중계권 가치가 미국 프로풋볼(NFL)에 이어 두 번째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미국 주요 리그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출처: Forbes, 2022]. 이 비교는 2022년 경매 시점의 보도된 수치이며, 무엇을 뜻하고 무엇을 뜻하지 않는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이는 방송사가 경기당 지불한 값을 잴 뿐 관중 수나 글로벌 도달, 수익을 측정한 것이 아니다. 이와는 별도로, 평가 회사들은 2025년 IPL의 기업가치를 약 185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 수치는 평가 기관이 산출한 추정치일 뿐 감사받았거나 실제로 거래된 가격이 아니므로, 정밀한 값이라기보다 방향성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출처: Gulf News, 2025].
시청 수치에도 같은 절제가 필요하다. IPL 2024 시즌은 스트리밍 플랫폼 집계로 6억 2,000만 명에게 도달했고 수백억 회의 영상 조회를 기록했다고 보도됐다 [출처: Business Standard, 2024]. 이는 독립적으로 감사된 것이 아니라 중계권자가 정의하고 집계한 방송사 발표 지표이며, 정확한 값이라기보다 막대한 규모를 보여주는 근거로 읽는 편이 낫다. 정직한 요약은 이렇다. IPL은 압도적으로 부유하고 널리 시청되며, 그 부(富)가 나머지 글로벌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가능하게 한다.
세계로 퍼지는 프랜차이즈 크리켓
IPL 모델이 수출되고 있다는 가장 뚜렷한 신호는, IPL을 본떠 만든 프랜차이즈 T20 리그가 확산되고 있고 그 상당수가 다름 아닌 같은 구단주들의 자금으로 굴러간다는 점이다. 2023년 1월 출범한 남아공의 SA20이 가장 두드러진 예다. 여섯 개 팀 전부가 IPL 프랜차이즈 구단주 소유이며, 리그는 두 번째 시즌에 흑자로 돌아섰다 [출처: Forbes India]. 아랍에미리트(UAE)의 ILT20도 인도 대기업과 유명 투자자들의 조합에 힘입어 비슷한 틀을 따랐다. 이 패턴은 하나의 상관관계로 짚을 만큼 일관적이다. IPL 자본이 가는 곳에 새로운 리그가 생긴다. 이는 어디까지나 흐름을 기술한 것이지 IPL 머니가 각 리그의 성공을 단독으로 일으킨다는 주장은 아니다. 현지 협회와 방송사, 선수들 모두가 중요하다. 다만 소유 구조라는 공통의 실마리는 부정할 수 없다.
가장 야심 찬 파생 리그는 미국에 있다. 2023년 출범한 메이저 리그 크리켓(MLC)은 아메리칸 크리켓 엔터프라이즈(ACE)로부터 1억 5,000만 달러가 넘는 투자를 유치했고, 여섯 팀 중 네 팀을 IPL 구단주들이 지배하며, 시애틀 프랜차이즈는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가 공동 소유한다 [출처: ESPNcricinfo, 2025]. MLC는 2027년까지 6개 팀에서 8개 팀으로 확장할 계획이며 캐나다 진출도 검토 중이다 [출처: ESPNcricinfo, 2025]. 시사적인 대목이 있다. 뉴질랜드 크리켓이 향후 MLC 팀 지분을 인수하며 해외 T20 리그에 직접 투자한 최초의 국가 협회가 됐다는 사실이다. 전통적인 크리켓 협회조차 이제 자신들의 재정적 미래의 일부를 해외 프랜차이즈 서킷에서 보고 있다는 신호다 [출처: ESPNcricinfo, 2025].
미국이라는 난공불락의 목표
크리켓 내부에서 미국은 모든 것을 바꿔놓을 시장으로 여겨진다. 세계 최대 미디어 경제이자 상당한 남아시아 디아스포라의 본거지이면서도, 이 종목이 거의 다루지 않은 미개척지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미국을 향한 가장 큰 발걸음은 2024년 ICC 남자 T20 월드컵이었다. 미국과 서인도제도가 6월 1일부터 29일까지 공동 개최했고, 미국 땅에서 일부나마 열린 최초의 대형 ICC 대회였으며, 플로리다와 텍사스, 그리고 뉴욕 나소 카운티에 특별 제작된 모듈형 경기장에서 경기가 치러졌다 [출처: USA Cricket, 2024].
대회는 확장 전략가들이 꿈꾸는 바로 그런 순간을 만들어냈다. 6월 6일 댈러스에서 미국은 이 종목의 전통 강호 중 하나인 파키스탄과 동점을 이룬 뒤 이어진 슈퍼 오버에서 승리했고, 슈퍼 8 라운드에 진출했다. 크리켓이 좀처럼 받지 못하는 미국 주류의 관심을 끈 진짜 이변이었다 [출처: ESPNcricinfo, 2024] [출처: CNBC, 2024]. 우승은 인도가 차지했다. 6월 29일 바베이도스에서 남아공을 7점 차로 꺾었다 [출처: USA Cricket, 2024]. 그 2주가 지속적인 미국 팬층으로 이어질지는 이번에도 실측된 결과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주장이다. 한 번의 이변과 잘 치러진 대회는 시작일 뿐 시장은 아니다. 그러나 MLC와 LA28 올림픽과 묶어 보면, 이 월드컵은 미국 프로젝트를 위해 의도적으로 치른 선불이었다.
상업적 개척지로서의 여자 크리켓
여자 크리켓의 상업적 부상은 이 확장 안에서 별개의 흐름이며, 이 역시 인도 자본을 관통한다. 인도 크리켓 협회(BCCI)가 2023년 초 여자 프리미어리그(WPL)의 다섯 개 프랜차이즈를 경매에 부쳤을 때, 이들은 합쳐 약 5억 7,200만 달러에 팔렸고, 아다니 그룹이 아마다바드 팀에 최고 단일 입찰가인 약 1억 5,800만 달러를 지불했다 [출처: Sportico, 2023]. 리그 중계권은 2023~27년 기간에 대해 바이아콤18에 약 1억 1,670만 달러에 넘어갔다. 갓 출범한 여자 대회로서는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을 평가다 [출처: BCCI, 2023].
이 숫자들은 프랜차이즈 매각가와 중계권 계약이라는 실제 거래된 값이지 추정치가 아니며, 그래서 시청 수치보다 단단한 근거가 된다. 이는 투자자들이 여자 크리켓을 자선성 부가물이 아니라 실체 있는 자산으로 값을 매길 의향이 있음을, 그리고 남자 크리켓의 글로벌 드라이브를 이끄는 바로 그 프랜차이즈 구조가 여자 크리켓으로도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녀 올림픽 대회를 나란히 치르기로 한 LA28의 결정도 같은 패턴에 들어맞는다.
긴장: 테스트, 일정, 그리고 선수
이 모든 것에 대가가 없지는 않으며, 크리켓 세계화 이야기의 정직한 판본에는 그 중심에 자리한 긴장이 포함된다. 프랜차이즈 T20으로 흘러드는 돈과 관심은, 여전히 많은 선수와 행정가가 이 종목의 정점으로 여기는 전통적 5일제 형식인 테스트 크리켓과 불편하게 공존한다. IPL, 호주의 빅배시, SA20, ILT20, 잉글랜드의 헌드레드, MLC 등 새로운 리그가 늘어나면서, 세계 일정은 선수들이 모든 대회를 다 소화할 수 없을 만큼 빽빽해졌다 [출처: ESPNcricinfo].
그 결과는 일련의 힘겨운 선택이다. 어떤 선수들은 이제 국가대표 테스트 임무보다 돈이 되는 화이트볼 프랜차이즈 계약을 우선하고, 어떤 선수들은 체력 관리를 위해 한 형식에서 조기 은퇴하며, 몇몇 중진은 빡빡한 국제 일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일정 편성에 선수 의견을 더 반영하라고 요구해 왔다 [출처: ESPNcricinfo]. 이것은 해결된 문제가 아니라 진짜로 미해결인 긴장이다. 크리켓의 확장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바로 그 T20의 부가, 이 종목의 역사를 지탱해 온 더 긴 형식으로부터 선수와 관심을 함께 끌어당긴다. 이를 단순한 진보로 포장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다. 더 정확한 독법은, 크리켓이 도달 범위와 수익을 얻는 대신 전통적 형태의 일부를 내주고 있으며, 그 맞바꿈을 어디까지 할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켜볼 지점
크리켓의 세계화 베팅이 성과를 낼지는 몇 가지에서 드러날 것이다. 첫째, LA28 올림픽 그 자체다. 그 노출이 비(非)전통 국가에서 측정 가능한 새 참여나 중계 관심으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대체로 기존 팬만 즐기는 쇼케이스에 그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둘째, 한 번의 월드컵 이변을 넘어선 미국 시장이다. MLC의 8개 팀 확장, 관중과 중계 수치, 그리고 IPL과 이제 국가 협회의 투자가 계속 유입되는지가 관건이다. 셋째, 형식 간 균형이다. 크리켓 당국이 테스트 크리켓에 의미 있는 자리를 지켜주는지, 아니면 프랜차이즈 일정이 계속 팽창해 더 긴 형식이 변방으로 밀려나는지를 봐야 한다.
냉정한 요약은 승리주의도 비관도 아니다. 크리켓은 맨바닥에서 세계로 나아가는 작은 종목이 아니라, 대체로 한 나라의 리그가 재정을 대는 거인이 언제나 좁았던 기반을 의도적으로 넓히려는 종목이다. 확정된 사실들, 즉 올림픽 복귀, 62억 달러 규모의 IPL 중계권 계약, 대륙을 넘어 늘어나는 프랜차이즈 리그, 실체 있는 자산으로 값이 매겨지는 여자 크리켓은 분명 인상적이다. 열려 있는 질문들, 즉 올림픽이 새로운 나라들을 끌어들일지, 미국이 자리를 잡을지, 테스트 크리켓은 어떻게 될지는 이것이 지속되는 확장인지 값비싼 실험인지를 가를 바로 그 질문들이다. 계약 금액만이 아니라 참여와 형식의 수치를 지켜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