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서구 독자 대부분이 이름조차 들어 본 적 없는 한 만화 회사가 나스닥(Nasdaq) 상장의 종을 울렸다. 네이버 웹툰의 모회사이자 본사를 서울이 아닌 로스앤젤레스에 둔 웹툰 엔터테인먼트(Webtoon Entertainment)는 공모가를 주당 21달러로 정해 약 3억 1,500만 달러를 조달했고, 기업가치 약 26억 7,000만 달러로 미국 증시에 올라섰다 [출처: WEBTOON Entertainment, 2024]. 그 규모는 놀라울 만큼 컸다. 회사는 150개가 넘는 나라에서 매달 약 1억 7,000만 명이 자사 앱으로 만화를 읽는다고 밝혔다 [출처: Reuters, 2024]. 몇 달 뒤에는 『솔로 레벨링(Solo Leveling)』이라는 한국산 웹툰·웹소설 지식재산이 2025년 크런치롤 애니메이션 어워드(Crunchyroll Anime Awards)를 휩쓸며 올해의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아홉 개 부문을 가져갔다. 한국에서 출발한 작품이 이 시상식의 최고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출처: Crunchyroll, 2025]. 20년 전 한국의 웹 포털에서 태어난 세로 스크롤 만화가, 이제 분명하게 세계로 뻗어 나간 것이다.
이 이야기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부는 아니다. 바로 그 몇 달 사이, 상장을 이끈 이 회사는 순손실이 커졌다고 보고했고, 2025년 말에 이르러 월간 이용자 수는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고 있었다 [출처: WEBTOON Entertainment, 2026]. 이 만화들을 그리는 창작자들은 업계 매출이 오르는 와중에도 평균 소득이 뒷걸음쳤다 [출처: Korea Times, 2024]. 그리고 생성형 AI를 둘러싼 다툼이 독자와 작가, 플랫폼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잡아당기고 있었다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2025]. 웹툰 붐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실제로 측정된 것과 그저 분위기로 체감되는 것을 갈라내야 한다. 나아가 진정으로 새로운 매체가 그 자신을 둘러싼 지속 가능한 사업까지 함께 세울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
웹툰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웹툰(webtoon)'이라는 말은 '웹(web)'과 '카툰(cartoon)'을 합친 조어이고, 이 형식은 단 하나의 설계 선택으로 규정된다. 페이지를 넘기는 대신, 세로로 긴 띠를 한 칸씩 휴대폰 화면에서 아래로 쭉 내리며 읽는다는 것이다.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이는 세계 대부분이 실제로 무언가를 읽는 기기인 스마트폰에 맞춰 만화를 다시 설계한 것이다. 칸은 하나의 연속된 세로 열로 쌓이고, 긴장의 한순간은 다음 그림이 나오기 전 텅 빈 여백으로 호흡을 조절할 수 있다. 컬러가 예외가 아니라 기본이며, 어떤 앱은 음악이나 은근한 움직임까지 얹는다. 인쇄 만화를 찍어 줄여 놓은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맞게 처음부터 다시 지은 만화인 셈이다.
이 형식은 2000년대 초 한국에서 등장했다. 웹 포털들 — 다음(2003년), 네이버(2004년) — 이 무료 세로 스크롤 만화를 싣기 시작하면서였고, 이는 만화(漫畵)라 불리는 인쇄 만화의 국내 전통 위에서 자라났다. 지역의 실험을 대중 매체로 바꿔 놓은 것은 스마트폰이었다. 고해상도 화면이 누구나의 주머니에 들어오자, 엄지로 넘기는 스크롤은 그 어떤 페이지 넘김보다 나은 독서 경험이 됐다. 이 글의 요지는 이 형식이 한국에서 나왔다는 데 있지 않다. "만화가 휴대폰에서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한국식 해법이, 뜻밖에도 국경을 아주 잘 넘어갔다는 데 있다.
한국의 형식은 어떻게 세계로 갔나
이 매체를 해외로 실어 나른 것은 두 개의 기업 생태계였고, 어느 쪽이 어느 쪽인지 정확히 구분해 둘 필요가 있다. 첫째는 네이버 웹툰으로, 미국 상장사 웹툰 엔터테인먼트 아래로 재편됐으며, 그 대표 영어권 앱이 북미·유럽·동남아시아의 독자층을 일구는 데 힘을 보탰다. 둘째는 카카오(Kakao)로, 그 일본 법인인 픽코마(Piccoma)는 가장 측정하기 쉬운 수출 성공 사례가 됐다. 픽코마는 2024년 거래액 1,050억 엔(약 9,000억 원)을 넘어섰고, 게임을 포함한 전 범주를 통틀어 연간 소비자 지출 기준 일본에서 가장 많이 번 단일 앱에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올랐다 [출처: KED Global, 2025]. 세계에서 가장 큰 웹툰 시장은 미국이 아니라 일본이다.
2024년 나스닥 상장은 이 매체의 야심이 공적 기록으로 남은 순간이었다. 주식을 팔기 위해 서류를 제출하면서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식 열의 대신 감사받은 숫자를 공개해야 했고, 스스로를 명시적으로 글로벌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미국에 본사를, 한국에 엔지니어링 유산을, 일본에 수익원을 둔 구조다. 바로 이 구조가 웹툰의 진짜 '세계화'다. 단지 해외 독자가 한국 이야기를 발견했다는 뜻이 아니라, 플랫폼들 자신이 달러로 상장된 다국적 기업으로 재편됐다는 뜻이다.
측정된 시장과 체감된 화제
그런데 여기서부터 숫자는 각별한 신중함을 요구한다. 웹툰이 세계를 정복하고 있다는 느낌이, 이 사업이 실제로 어떻게 굴러가는지를 보여 주는 측정값과 반드시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먼저 확실히 측정된 것부터 보자. 이 분야를 조사하는 정부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에 따르면, 한국 웹툰 산업은 2023년 2조 1,890억 원(약 13억 6,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보다 19.7% 성장했다. 시장이 2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출처: KOCCA, 2025]. KOCCA의 해외 매출 조사에서는 그 매출이 일본(약 40%)에 가장 크게 몰려 있었고, 북미와 중화권, 동남아시아, 유럽이 그 뒤를 이었다 [출처: KOCCA, 2025]. 이는 신기루가 아니라 실재하고, 규모도 상당하며, 국제적으로 퍼져 있는 산업이다.
이제 조심할 대목이다. 저 헤드라인 속 "월간 이용자 1억 7,000만 명"은 회사가 발표한 수치이며, 월간 활성 이용자는 돈을 내는 독자가 아니라 앱을 연 횟수를 센다. 거대한 독자층이 곧 거대한 이익은 아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감사받은 실적을 내놓았을 때, 그림은 이용자 수가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엇갈렸다. 2024년 연매출은 약 13억 4,700만 달러로 고정환율 기준 약 12% 늘었고, 회사는 2년 연속 조정 흑자에 이르렀다. 그러나 여전히 1억 5,290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출처: WEBTOON Entertainment, 2025]. 2025년에는 부담이 더 커졌다. 매출은 약 2.5% 느는 데 그쳐 대략 14억 달러였고, 순손실은 3억 7,340만 달러로 확대됐으며, 조정 이익은 급감했다 [출처: WEBTOON Entertainment, 2026]. '끝없는 성장'이라는 서사에 가장 뼈아픈 대목은, 회사가 2025년 4분기에 전체 앱 월간 이용자가 전년 대비 약 6.5% 감소했다고 공개한 것이다 [출처: WEBTOON Entertainment, 2026].
이 가운데 어느 것도 문화적 부상 자체를 지우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을 다시 틀 지운다. 이 매체는 진정으로 세계적이고 진정으로 크다. 하지만 그것을 수익으로 바꾸는 사업은 아직 정착되지 않았고, 막대한 무료 독자층을 회당 요금을 내는 훨씬 작은 층으로 전환하는 데 달려 있다. 호황을 맞은 매체와 아직 적자인 플랫폼은 모순된 서술이 아니다. 서로 다른 두 질문을 묘사할 뿐이다.
스크롤에서 스크린으로: 각색 엔진
웹툰을 세계적 대중 인식으로 밀어 올린 것을 하나 꼽으라면, 그것이 앱을 벗어날 때 벌어지는 일이다. 완성된 웹툰에는 이미 인물과 줄거리, 그리고 카메라 같은 구도가 담겨 있어, 플랫폼들은 인기 작품을 점점 더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을 위한 지식재산 인큐베이터로 다룬다. 『솔로 레벨링』이 가장 뚜렷한 최근 사례다. 이 작품은 한국 웹소설로 출발해, 플랫폼 집계로 약 143억 회의 조회 수를 모았다는 웹툰이 됐고, 다시 2025년 크런치롤 애니메이션 어워드를 압도한 애니메이션으로 각색됐다 [출처: Crunchyroll, 2025]. 실사 쪽에서는 넷플릭스(Netflix)가 네이버 웹툰을 바탕으로 여러 시리즈를 만들었는데, 그중 김칸비와 황영찬의 공포 만화를 각색해 세 시즌을 이어 간 『스위트홈(Sweet Home)』이 있다.
두 가지 단서가 이 이야기를 정직하게 지켜 준다. 첫째, 저 "143억 회 조회"는 플랫폼이 발표한 참여 지표이지 고유 독자 수나 매출이 아니다. 조회 한 번은 탭 한 번이며, 이런 집계는 인용하기는 쉽고 독립적으로 검증하기는 어렵다. 둘째, 인기 웹툰이니 따라서 인기 작품이 됐다는 식으로 곧장 인과의 화살을 긋고 싶어지지만, 인기 있는 원작과 인기 있는 각색은 인과의 증거라기보다 파이프라인으로 보는 편이 낫다. 이미 존재하는 큰 팬층은 제작사의 위험과 마케팅 비용을 낮춰 주지만, 각색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많이 읽힌 작품이 화면에서는 끝내 뜨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정직한 주장은 더 좁지만 여전히 의미 있다. 웹툰이 세계 영상 지식재산의 주요 원천이 됐다는 것, 그래서 제작사와 스트리밍 업체가 이제 이야기를 찾으러 앱을 뒤진다는 것이다.
그것을 그리는 사람들: 창작자와 노동
플랫폼 경제 아래에는 성장 수치가 가리기 쉬운 노동의 문제가 자리한다. 웹툰 산업의 전체 매출은 수년째 올랐지만, KOCCA의 창작자 조사에서는 지난 1년간 연재한 작가들의 평균 연 소득이 약 9,840만 원으로, 전년보다 2,030만 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 작가들이 긴 시간을 일하는 와중에도 그랬다 [출처: Korea Times, 2024]. 다시 말해 커지는 파이가 고르게 나뉘고 있지는 않다.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음험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다. 웹툰 매출은 극심하게 상위에 쏠려 있다. 소수의 대박 작품이 막대한 돈을 버는 사이, 긴 꼬리를 이루는 다수의 작품은 거의 벌지 못한다. 그래서 산업 전체의 성장과 평균 창작자 소득의 하락은 동시에 참일 수 있다. 이는 음악 스트리밍에서 영상까지 여러 창작자 경제에 두루 나타나는 바로 그 분배의 함정이며, "산업은 호황이다"와 "많은 창작자는 힘겹다"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대목은 뒤이어 다룰 기술 논쟁의 무게도 함께 정해 준다. 웹툰을 만드는 비용을 바꾸는 무엇이든, 이미 소득 압박을 받는 사람들에게 곧장 내려앉기 때문이다.
AI라는 질문
웹툰 세계를 이보다 더 날카롭게 가르는 쟁점은 없으며, 이는 회사의 주장과 창작자의 두려움을 나란히 놓아야 하는 사안이다. 플랫폼은 AI를 노동집약적 공정 — 채색, 배경, 애니메이션의 중간 프레임 — 의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방편으로 본다. KOCCA의 산업 조사는 그 균열을 정확히 포착했다. 웹툰 사업체의 약 63.8%가 AI를 쓸 계획이라고 답한 반면, 조사에 응한 작가 중 생성형 도구를 써 봤다는 이는 18.3%에 그쳤고, 앞으로 쓰겠다는 이도 36.1%뿐이었다 [출처: Korea Times, 2025]. 만드는 쪽은 열심이고, 펜을 쥔 쪽은 조심스럽다.
독자들도 이 논쟁에 뛰어들었다. 네이버 연재작 『The Knight King Returns with the Gods』의 팬들은, 그 작품 그림에 AI가 쓰였다고 판단하자 2023년 낮은 별점을 쏟아부으며 조직적으로 항의했다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2025]. 그들의 반발은 미학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더 깊은 쟁점은 동의와 저작권 — 이미지 모델이 작가의 작업물을 허락 없이 학습했는지 — 그리고 독창성, 즉 개성 있는 그림체로 사랑받아 온 매체가 기계로 매끄럽게 다듬어진 획일함으로 납작해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2025]. 양쪽 모두 나름의 근거가 있다. 효율과 진입장벽 완화가 한편에, 동의와 저작자성, 그리고 사람 손의 가치가 다른 한편에 있다. 다만 아직 없는 것은, 한국에서든 다른 어디에서든, 합의된 법적·윤리적 답이다. 플랫폼들이 AI 활용을 조심스럽게 말하면서도 투자를 이어 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무엇을 지켜볼 것인가
웹툰 붐은 헤드라인이 말하는 매끄러운 세계 정복도, 곧 터질 거품도 아니다. 휴대폰에 맞게 다시 지은 만화라는 진정으로 새로운 매체가 수억 명의 독자와 국제적으로 퍼진 실재하는 산업을 찾아낸 것이며, 그 관객을 지속 가능한 이익으로 바꾸는 사업은 아직 진행 중인 과제로 남아 있다.
앞으로 지켜볼 만한 신호가 몇 가지 있다. 첫째, 플랫폼들이 방대한 무료 독자층을 유료 구독자로 충분히 빠르게 전환해 오르는 매출과 커지는 손실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지, 그리고 2025년 말의 월간 이용자 감소가 일시적인 것으로 판명될지 구조적인 것으로 굳을지다. 둘째, 각색 파이프라인이 더 깊어질지다. 『솔로 레벨링』 급의 교차 성공이 더 나온다면, 웹툰이 한때의 진기함이 아니라 세계 지식재산의 주요 원천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셋째, 창작자의 소득과 계약 조건이 나아질지, 아니면 상위 쏠림이 영구적인 격차로 굳어질지다. 넷째, AI 논쟁이 법과 관행에서 어떻게 매듭지어질지인데, 그 답이 누가 웹툰을 만들지, 그리고 웹툰이 어떤 모습일지를 함께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숫자가 어느 쪽으로 움직이든, 정작 더 오래 남을 사실은 의외로 가장 단순한 것일지 모른다. 스마트폰을 위해 발명된 만화 읽기 방식 하나가, 어느새 지구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이야기 형식 가운데 하나가 됐다는 사실 말이다.